영화·드라마 속 경제학

『미생』 속 직장생활, 게임으로 읽어보니? – 경쟁과 협력의 경제학

tipintip 2025. 5. 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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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우리가 매일 출근하는 '회사'는 거대한 게임판! 『미생』 속 인물들의 전략을 게임 이론으로 분석하면 당신의 직장생활 '승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팁독자님, 혹시 드라마 『미생』 보셨나요? 방영 당시 수많은 직장인들의 '내 이야기'라며 깊은 공감과 눈물을 자아냈던 그 드라마 말입니다. 주인공 장그래가 바둑밖에 몰랐던 '미생'에서 고군분투하며 '완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비단 회사원이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미생』 속 치열한 직장생활을 '경제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특히, 각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든 순간들이 사실은 거대한 '게임(Game)'과 같다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볼지, 상대방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며 자신의 전략을 짜는 이 과정, 바로 '게임 이론(Game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영화·드라마 속 경제학』 시간에는 『미생』을 게임 이론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며, 우리 팁독자님들의 실제 직장생활 '승률'을 높일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을 얻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게임 이론, 딱딱한 학문 아니라고요? ♟️

 

 '게임 이론'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딱딱한 수학 공식만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게임 이론은 생각보다 우리 일상과 매우 가깝습니다. 친구와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 연인과의 밀고 당기기, 복잡한 국제 협상,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직장생활까지! 둘 이상의 행위자가 서로의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자신에게 유리할지를 분석하는 학문이 바로 게임 이론입니다.

게임 이론의 핵심 요소는 세 가지입니다.

  1. 플레이어 (Players): 게임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입니다. 직장에서는 나 자신, 동료, 상사, 부하직원, 심지어 고객이나 경쟁사의 직원까지 모두 플레이어가 될 수 있습니다.
  2. 전략 (Strategies): 각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선택지입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하고 지켜볼 것인가? 동료와 협력할 것인가, 아니면 경쟁할 것인가?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따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3. 보상 (Payoffs): 각 플레이어가 특정 전략 조합을 선택했을 때 얻게 되는 결과 또는 이득입니다. 드라마 『미생』에서는 계약 성공, 승진, 연봉 인상, 동료와의 신뢰, 장그래의 '완생' 여부 등이 보상이 될 수 있겠죠. 물론 해고, 좌천, 불신임, 실패 등 부정적인 보상도 존재합니다.

 게임 이론은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각 플레이어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가정하고, 어떤 전략이 가장 유리한지, 그리고 게임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합니다. 물론 현실 세계의 인간은 항상 합리적이지 않다는 '행동 경제학'적인 요소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게임 이론이 유용한 분석 도구를 제공합니다.

 

🏢 『미생』 오피스, 게임 이론으로 들여다보기

 

 자, 그럼 『미생』 속 장면들을 게임 이론의 관점에서 살펴볼까요?

 

1. 살아남기 위한 첫 관문: 면접이라는 게임

장그래가 정직원 전환을 위해 마지막 관문으로 치렀던 그 유명한 면접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면접관들은 장그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장그래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이 상황을 게임으로 본다면, 플레이어는 '면접관들'과 '장그래'입니다.

  • 면접관들의 전략: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압박 면접을 통해 극한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을 확인하려 합니다. 면접관들의 보상은 '최적의 인재를 선발하여 회사에 기여하는 것'일 겁니다.
  • 장그래의 전략: 자신의 경험(바둑)을 직무와 연결시켜 설명하고, 진솔한 태도를 보여주며 자신의 강점을 어필합니다. 그의 보상은 '정직원 채용'이겠죠.

 이 면접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정답'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면접관들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질문하는지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보상'(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을 자신이 줄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최적의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장그래가 자신의 바둑 경험을 통해 '집중력', '전략적 사고', '복기(피드백)' 등의 역량을 어필한 것은 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었습니다. 면접관들은 단순히 지식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회사의 문화와 목표에 얼마나 잘 맞는 '플레이어'인지를 평가했던 것이죠.

 

2. 팀 프로젝트: 협력 vs. 무임승차의 게임

 

영업 3팀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은 전형적인 '협력 게임'과 '무임승차(Free-riding)'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게임판입니다.

  • 플레이어: 팀원들(장그래, 오상식 차장, 김동식 대리 등)입니다.
  • 전략: 프로젝트에 기여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전략, 적당히 일하며 다른 팀원에게 의존하는 전략, 심지어 방해하는 전략도 있을 수 있습니다.
  • 보상: 프로젝트 성공 시 팀 전체의 인정, 개인의 성과, 팀워크 강화 등 긍정적인 보상이 따릅니다. 실패 시 팀 전체의 질책, 개인의 불이익 등 부정적인 보상이 따릅니다.

 만약 모든 팀원이 이기적으로 '무임승차' 전략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도 열심히 일하지 않아 결국 프로젝트는 실패하고, 모든 플레이어(팀원)는 부정적인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모든 팀원이 '협력' 전략을 선택하여 서로 돕고 열심히 일한다면? 프로젝트 성공이라는 긍정적인 보상을 모두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복잡합니다. 내가 열심히 일해도 다른 팀원이 무임승차하면 나는 손해를 보는 것 같고, 나만 무임승차하면 들킬까 봐 불안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내시 균형(Nash Equilibrium)'과 같은 개념이 등장합니다. 내시 균형은 어떤 플레이어도 자신의 전략을 바꾸면 손해를 보는 상황, 즉 더 이상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안정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팀 프로젝트 게임에서는 모든 팀원이 무임승차하는 상태나, 모든 팀원이 협력하는 상태 모두 내시 균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게임에서 '협력'이라는 내시 균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하는 점입니다.

『미생』에서는 오상식 차장의 리더십과 팀원 간의 신뢰, 그리고 '함께 살자'는 공동의 목표 의식이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신뢰가 구축될 때, 개인의 단기적인 이득보다는 팀 전체의 성공이라는 더 큰 보상을 위해 기꺼이 협력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3. 상사와의 관계: '주인-대리인' 게임

 

오상식 차장과 그의 팀원들, 그리고 김부련 부장과 오상식 차장 등 『미생』에는 다양한 '상사-부하' 관계가 등장합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주인-대리인 문제(Principal-Agent Problem)'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회사의 주인(Principal)인 경영진이나 주주는 회사의 이윤 극대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대리인(Agent)인 직원은 자신의 이익(승진, 높은 연봉, 편안한 업무 환경)을 추구할 유인이 있습니다. 주인은 대리인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지 감시하고 독려해야 하지만, 정보의 비대칭(대리인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음)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 플레이어: 주인(상사, 회사)과 대리인(부하직원)입니다.
  • 주인의 전략: 인센티브 제공, 감시 강화, 계약 조건 명시 등입니다.
  • 대리인의 전략: 열심히 일하는 전략, 적당히 일하는 전략, 정보를 숨기는 전략 등입니다.
  • 보상: 주인은 회사의 이윤 증가, 대리인은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고용입니다.

『미생』에서 오상식 차장은 부하직원들을 믿고 격려하며 주인의 목표(영업 3팀의 성과)와 대리인의 목표(팀원들의 성장과 성공)를 일치시키려 노력합니다. 반면 일부 비합리적인 상사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하직원을 희생시키기도 하죠. 이는 주인-대리인 게임에서 주인(상사)이 비합리적인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전체 보상(회사와 직원 모두의 성장)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미생』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던 순간들은 대부분 주인(상사)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혹은 대리인(직원)이 자신의 이익만을 지나치게 추구하여 전체 시스템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 긍정적인 결과(팀의 성공과 개인의 성장)를 얻기 위해서는 주인과 대리인 모두 서로의 목표를 이해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사내 정치와 경쟁: 제로섬 vs. 비제로섬 게임

 

 직장생활에는 협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도 존재합니다. 특히 승진이나 특정 프로젝트 기회를 얻기 위한 경쟁은 종종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가 얻으면 누군가는 잃는, 총합이 0인 게임처럼 보이는 것이죠. 드라마에서도 특정 부서나 팀이 예산을 더 많이 가져가거나, 특정 직원이 승진하면 다른 직원은 그렇지 못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모든 경쟁이 제로섬 게임은 아닙니다.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전체 파이가 커지는 '비제로섬 게임(Non-zero-sum Game)'의 형태를 띠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각 팀이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회사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면, 이는 비제로섬 게임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생』 속 인물들은 이러한 경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전략을 선택합니다.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려는 사람, 편법을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려는 사람, 그리고 경쟁 속에서도 동료와 연대하려는 사람 등 각자의 '게임 전략'을 구사합니다. 어떤 전략이 자신에게 유리할지는 게임의 규칙(회사의 문화, 평가 시스템 등)과 다른 플레이어들의 전략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눈앞의 경쟁을 단순히 '나 아니면 너'라는 제로섬 게임으로만 보지 않고, 전체 판을 넓게 보며 '비제로섬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전략(예: 경쟁자지만 서로 돕고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당신의 직장생활 '게임 전략', 점검해볼 시간!

 

『미생』 속 이야기들을 게임 이론으로 살펴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장그래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복잡한 직장이라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게임 이론은 우리에게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할까?', '나는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가장 유리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물론 현실의 직장생활은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게임 이론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우리의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1. 당신이 속한 '게임'을 정의해보세요: 현재 당신의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은 무엇인가요? (예: 특정 프로젝트 성공, 승진 경쟁, 연봉 협상, 팀워크 개선 등) 이 게임의 플레이어는 누구인가요? 각 플레이어의 목표와 가능한 전략은 무엇일까요? 각 전략 조합에 따른 보상은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게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열립니다.
  2. 다른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상대방(상사, 동료, 고객)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까요? 그들이 합리적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해보세요. 그들의 '보상'은 무엇일까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면 나의 최적 전략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나의 '최적 전략'은 무엇일까요? 상대방의 전략을 예측했다면, 이제 나의 전략을 결정할 차례입니다. 단기적인 이익만을 쫓을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관계나 신뢰를 우선시할 것인지? 경쟁할 것인지, 협력할 것인지? 나의 목표와 가치관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4. 게임의 규칙을 바꿔보세요: 때로는 현재의 게임 규칙이 나에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게임 자체의 규칙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팀 내 소통 방식을 개선하거나, 업무 분담 방식을 재조정하거나, 회사에 더 나은 평가 시스템을 제안하는 것 등이 될 수 있습니다. 『미생』에서 장그래와 오상식 차장이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거나 불합리한 관행에 맞섰던 것처럼 말이죠.

 물론, 직장생활은 드라마처럼 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모든 상황이 게임 이론으로 완벽하게 설명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간적인 관계, 감정, 우연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생』을 통해 본 것처럼,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상호작용들을 '게임'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둑판 위에서 수를 읽듯, 직장이라는 게임판 위에서도 상대방의 수를 읽고 나만의 전략을 세우는 연습을 한다면, 장그래처럼 '미생'에서 '완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팁독자님, 오늘 『미생』과 게임 이론을 통해 살펴본 직장생활 이야기, 어떠셨나요? 혹시 게임 이론을 적용해보고 싶은 직장 내 상황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겠습니다!

 다음 『영화·드라마 속 경제학』 시간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작품 속에서 숨겨진 경제학 원리를 찾아오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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